3교시 음악교과시간... 끝나기 3분 전... 교실 복도에 서서 열려진 세번째 창문 밖을 본다. 한창 여름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던 것들이 이제는... 나뭇잎들이 모두 가려버렸다. 듬성듬성 보이던 저멀리 관악산도 이제...는 한창 여름에 빠져들었다. 그런 나뭇들을 본다는 것이 한순간이 여유롭다. 시간이 멈춰진 듯한 그 순간들... 하루라도 그런 날이 없으면... 아마도 늘 100m 달리기를 하는 선수가 되고 말거야. 그렇다는 말은 아마도 얼마 뛰지도 못하고 의욕만 앞서다가 기진맥진해서 더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사람이 될거야... 그렇게 창문으로 보이는 것들이 좋을 때가 있고, 좋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 너희들은 창문을 통해 무엇을 보고 있니? 답답한 현실들이 사방으로 꽉꽉 막힌 것들이 힘들겠지만, 6학년 1반 복도의 네 개의 창문에는 그렇게 좋은 것들이 있으니, 너희들도 시간이 나는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소란스럽게 이야기 하는 것도 좋지만, 한번쯤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다 보도록 하렴... 그 창으로 보이는 사계절이 어찌나 근사한지...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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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희망들이 엉켜서 이곳저곳 사방으로 통하는 "길"이 참으로 좋다. 가다 막힌 길이 없으면 좋겠다. 가다 가고 있어서, 또 꺽어서 돌아도 길이 있으면 좋겠다. 그런 길을 가는 선생님의 출근길은 아주 근사한 것들이 있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감이 이제 아주 작은 열매의 모습을 갖추고 있더구나. 감꽃이 보이지도 않고서 살짝 피더니만, 어느 새 그 꽃이 있던 자리에 감이 아주 콩알만하게 나오고 있더라. 그런 모습을 발견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한동안 그 자리에서서 흐르는 시간을 멈추고는 그 감을 바라 본다. 그 감은 나중에 가을이 되면, 연하고 붉은 감이 되어 저 높은 감나무에 달려 있겠지만, 지금은 바로 선생님의 눈 앞에서 소록소록 잠을 깨는 아주 귀여운 아기같더구나!! 그런 감을 볼 수 있는 선생님의 출근길을 선생님은 즐거워 한단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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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무려 20년이 시간이 지나고 나니, 선생님의 만화책은 3000권을 훌쩍 넘고 말았다. 공부방 한 쪽과 또 한 쪽을 가득 채운 만화책을 보면 참으로 흐뭇하단다. 가끔은 잘못된 산 만화책도 있지만, 대개 많은 고민 속에서 조금씩 돈을 절약해서 모아 사게 되는 만화책이라서 그런지 무척이나 소중한 선생님의 보물이지. 3000권이 20년이면, 1년에 150권, 한달에는 12~3권 정도구나. 13권이면 20% 할인해서 35,000원 정도 되겠구나. 처음에는 그 돈도 무척이나 많은 돈이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구나... 후후... 그렇게 모아서 그런지 얼마나 애착이 가는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랑하고 싶어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고약한(?) 욕심을 가지게 되는구나... 하지만, 하지만... But.. 하지만 말이야... 그런 욕심이 얼마나 자부심 가지는 욕심인지 너희들은 모를거야. 후후... 그렇게 쌓여진 만화책들을 보면서, 오늘은 어떤 만화책을 볼까!! 게다가 가장 즐거운 일은 새로 나온 만화책이 있다면, 예을 들어 원피스 48권이다. 그렇다면... 원피스 1권부터 찾아 꺼내어 쭈욱 읽기 시작하지.. 그렇게 2주일을 읽으면, 드디어 원피스 48권을 열지. 비닐을 벗겨내고, 첫페이지를 여는 순간.. ㅎ후... 참으로 행복한 일 중에 하나지... 하하하.... 사놓은 만화책이 많아서 그런지. 새로운 만화책이 한달에 서너권씩 나오지. 그때마다 생기는 행복감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선생님이 간직하는 기끔이란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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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 있는 벤치에 앉아 본다. 바쁘게 일로 인해 왔다갔다 하다가...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힘들어 쉬려고 벤치에 앉는다. 햇살이 비추이는 오후.. 오전도 좋다. 자리에 앉아 1~2분이 지나면 벤치에 앉은 것이 아니라... 선생님도 벤치가 된 것처럼 편안해지지... 엉덩이도 아프지 않고 허리도 반쯤 굽어지고, 고개는 들기도 힘들어 고개를 숙이지. 양팔도 축 늘어지고, 발은 쭈욱 펴고서 시들어버린 풀처럼 늘어지고 말지. 하지만, 신기롭게도.. 그렇게 조금 있으면 겨우겨우 고개를 들 수 있단다. 허리는 펴지고, 손은 깍지를 끼고, 발은 가지런히 모으지...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따사로운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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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수요일 오후 2시를 향해 달려가는 시침과 분침, 그리고 제일 바쁜 초침을 보았다. 그리고, 새벽부터 비가 잔뜩 왔다. 2교시가 넘어갈 무렵에 그친 비가 지금은 아주 잔비로 내리고 있다. 조금씩 비가 자라고 있다. 소리가 커진다. 아침 나오는 길에 우산을 썼다. 비가 오니까... 우산 속에 폭 파묻혀 있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비 내리는 소리를 듣는 것이
참으로 즐겁다. 그 소리는 매우 좋다. 교실 창문도 활짝 열어서 교실에 있는 화분의 식물들도 빗소리를 들으라고 했다. 즈럭ㅂ게 듣는다. 후후... 어릴 적 처마밑에서 듣던 빗소리는 아직도 정겹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는 씩씩하다. 빗소리는 왠지 다 좋다. 후후.. 오늘 출근하는 길에 그런 빗소리를 잔뜩 들었다. 그리고 지금도 창 밖 운동장에서는 여전히 빗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듣고 있노라면, 5월말고사 사회 채점도 하기 싫어진다. 내일 알려준다고 했는데... 조금 남았는데... 하기가 싫어진다. 그저... 이렇게 뜬금없이 빗소리만 듣고 싶다. 하염없이, 정신없이 세상을 살다가 이렇게 한순간을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하나씩 발견하는 봉선생님도 대단하지 않니?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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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햇살이 좋아서, 그 햇살을 내리쬐는 태양을 더욱 좋아했지. 그 태양을 초등학생 때부터 쳐다보다가.. 나이가 서른 하고도 중반이 되어서는 눈수술을 하고 말았지. 흑흑... 그래서, 지금은 태양을 볼 수가 없단다. 그래도, 그 태양이 내는 햇살은 느낄 수가 있지. 후후.. 다행이지... 그래서 지금은 태양이 떠있는 반대쪽의 태양이 없는 빈 하늘을 쳐다본다. 눈을 깜박이지 않고 보면, 무슨 터널 같은 것을 통과하듯이... 무수히 많은 점선 같은 것이 나가지. 그럼, 선생님은 그 눈으로 구름을 향해 쳐다보면... 구름이 산산히 부서지지. 그렇게 부서지만, 벽에 낙서하는 듯한 즐거움이 생긴단다. 너희들은 지금 벽에 낙서한 적이 없지. 선생님은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면, 남의 집에 낙서를 하다가 걸려서 도망간 기억이 있지.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도망가는 것은 그저... 혼나는 시간을 늦출 뿐이지. 잘못을 했는데... 도망가서 시간을 늦춘다는 것은 더 많이 혼난다는 것을 알면서도...그 순간에는 도망가려는 마음이 생기지. 선생님도 그때는 어리석은(?) 아이였단다. 그래서, 너희들은 그러지 말라고 하지. 그러면 안된다. 하늘 보지 않고서 주위를 둘러보고, 공부를 하고, 걸어가고, 등학교를 하고, 학원에 가고... 등등을 하면, 아마도 눈은 엄청나게 피로하지. 정보의 95% 이상을 눈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지. 하지만, 하루에 한번이라고 안경을 벗고, 맨 눈으로 저 하늘을 보렴. 그럼.. 눈에 힘을 주지 않고.. 아주 편안하게 여유롭게 생각을 없애고, 마음을 비우고 할 수 있단다. 마음을 비울 때 만큼 행복할 때도 없단다. 오늘처럼 뿌연 하늘이라고 그저 하늘을 보면... 그래도 좋다. 하늘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덮어주는 것 같아. 그리고 땅은 모든 것을 품어 주는 것 같고... 땅은 늘 보니... 이제는 하늘을 보자!! 되도록 자주.. 참!! 밤의 하늘도 아주 좋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 하늘이 식어지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저녁의 밤하늘은... 후후... 정말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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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교실에 가져다 놓은 봉선생님의 화분에 꽃이 피웠다. 꽃대가 쭈욱 나와서 그 끝머리에는 하이얀 보자기 같은 잎사귀로 꽃망울을 감싸고 있지. 그것이 펴지면, 그 안에서는 꼭 도깨비 방망이 같은 꽃이 나온단다. 그리고, 며칠을 보내면, 그 도깨비 방망이에서 금은 보화 같은 하얀 가루가 떨어진다. 그 가루가 씨앗인 것 같아. 잎사귀를 쭈욱 펴고서 햇빛 따라 잎사귀를 왔다갔다 하더니... 열려진 창문으로 들어오는 공기로 묻은 먼지 털면서 보낸 교실 속에서 말이지.. 꽃이 핀 것이란다. 선생님도 매일 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꽃대가 나와버려서 무척이나 아쉬운 마음이야. 밤사이에 몰래 나왔는지... 후후... 지나고 보면..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너희들도 말이지. 매일 이렇게 선생님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어느 순간에 확 커져 버리는 것 같아. 매일 보고 있었는데도 모르다니... 이상하지...
선생님은 변함없이 이곳 교실에 6학녀 1반만 3년째란다. 교실 속의 변함은 선생님처럼 조금 낡아진 것 뿐이지. 그 안에 있던 너희들만이 1년을 성장하고 졸업을 하는구나!! 때론 답답할 때도 있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실이기에 말이지. 생각이 좀 착잡해지는구나!! 후후...
이제 금요일이니.. 배드민턴 하러 나서야 겠다. 아직 5단계를 통과한 아이가 없지만, 곧 생기겠지. 선생님을 이기려는 너희들의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선생님을 이기고 청출어람해야지... 그렇게 지는 선생님도 행복하단다. 하지만, 결코 져주지는 않아. 지쳐서 진 적도 있지마 말이야... 후후.. 배드민턴 채를 들고... 이제 나선다.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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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도 너희들만이 간직할... 한순간의 여유로움을 찾아야 한다. 친구처럼 소중한 것이 될거야... 사는 동안에 꼭 필요한 것이란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