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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박 -> 칡!!

잘못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급했었나 보다. 지금은 그런 마음이 모두 사라지고 없지만서도 부끄러운 마음도 들고, 왜이리 했을까, 좀더 꼼꼼하게 하지는 못했을까 하는 후회까지도 밀려온다. 그래도 그 속에 있던 열정(?)만큼은 잘못된 것이 아니기에... 


우선... 지금껏 알고 있었던 가시박이 가시박이 아니라는 것이다. 처음엔 가시박인줄 알았다. 너무나 그렇게 생각했다. 어릴 적 산에게 그렇게 열심히 캐먹던 칡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가시박으로 알고 노력했지만, 작년엔 의구심이 든 것이 가시처럼 생긴 열매가 9월 전후로 볼 수가 없었다. 이상하는 생각 보다는 제거(?)에 힘을 실었다. 올해 역시 제거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그 놈의 살인진드기로 인해 작업은 역시나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흑흑!! 제거 작업과 관련하여 하기 전에 다시 한번 각종 뉴스와 기사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다시 검색을 통해 가시박과 칡에 대해 찾아보니... 가시박에 아니라 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라색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잎사귀 모양도 보고 또 보고 하니... 게다가 현미경으로 내부 관찰까지 하는 수고스러움도 마다하지 않고 했다. 칡이다!!


한동안 좀 멍했다. 이런 기분을 느낀 적이 있나 싶다. 나이 들어가면서 생긴 쓸데없는 고집스러움인가? 꼼꼼하지 못한 성격 탓인가? 힘도 빠지고 열정 만큼이나 축 쳐지는 마음을 달랠 수가 없었다.


......


후우~~~

그리고 이제서야 다시 고개를 든다. 그래도 칡 뿌리까지 캐서 교실 화분에 심었다. 과연 자랄 것인가! 칡 커튼을 만들어보고 싶다. 교실이 좀더 자연스러워지도록 말이다. 안되면, 칡 씨앗도 받았다가 심어봐야겠다. 가시박이 아닌 칡이지만, 그래도 식물 커튼은 꼬옥 해볼 것이다. 그리고 되면, 아이들과 함께 칡도 씹어 보면 좋을 듯 싶다.


그래도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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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지 며칠이 지났다. 마음은 좀 차분해진다. 살면서 뭔가 이렇게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이 창피스럽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그래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창피스럽다는 마음은 없다. 그럴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오히려 나를,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해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새로운 생각이 체험적으로 든다. 문자적으로 이해된 것들을 이렇게 체득하다니...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이 아마도 이런 것이리라! 좀더 건강하다면, 그리고 건강하게 늙어간다면 참으로 늙는 것은 더 좋은 것이리라. 나이가 들어 생생했던 신체의 건강이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힘들어지고 지치고 회복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무너져 내린 것에 대해 굳이 다시 세워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힘들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꼬옥 힘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회복되기 쉽지 않은 것은 서서히 회복됨의 여유를...... 늙는다는 것은 서서히 생각하고 서서히 행동하라는...... 서서히 살아가라는 뜻이이라! 그래서 아이와 젊음의 시간 보다는 늙음의 시간이 더 많은 것이겠다. 내 호흡만큼 자연스럽게 되기를 바라며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