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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17] 6과학

지나가는 한 해

* 6학년 아이들은 그렇게 2월 13일 졸업을 했다. 늘 건강하고 더 행복하렴!!

* 재미있는 과학실험연수를 들었다. 6학년 아이들과 함께 2월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하나하나 잘 생각해 봐야겠다~~~

*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어찌할 수 없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간다. 2017년 6학년 아이들과 과학 수업을 하였다. 봉쌤이라고 소개를 하고서는 별을 따러 가는 아이가 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면서 시작되었다. 오른쪽 면이 보이면 초승달이라는 것을 '우면초'라고 알려주면서 축복 받은 학교를 다닌다고도 하였다. 생태계를 배울 때는 내 스스로 3년 간 겪고 있는 가시박과 칡에 대한 언급으로 아이들에게 과연 가시박이나 칡을 제거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물으면서 마무리를 하기도 하였다. 학기별로 중요한 단원을 집중적으로 좀더 시간을 늘리고, 다른 단원에서는 수업시수를 조절하였다. 그런 와중에 아이들과 나는 어떤 관계를 만들었을까?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서 기억하는 것은 아마도 한 문장으로 될 것이다. 1년이라는 시간이, 6년이라는 시간이, 내 인생이라는 시간들이 그렇게 스스로 정의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6학년 과학을 봉쌤과 함께 하면서 즐거웠고 재미있었다고 느끼길 바란다. 다른 소소한 것들은 그렇게 묻어갔으면 좋겠다. 하루하루는 치열하게 보냈지만, 그렇게 모인 1년은, 봉쌤과 함께 한 과학이라는 수업을 통해서 1년은, 그저 그 전 보다 좀더 행복했기를 바란다. 그리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 보다는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나도 그렇게 하려고 좀더 노력해야 겠다.

* 질문이 아주 많은 반이 있다. 그 반의 시간은 후다닥 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교과서를 내려 놓고서 그 질문을 따라가 본다. 궁금해서 고민했던 눈빛이 환해진다. 그러면서 새로운 호기심이 생기는 표정을 짓는다. 도와주는 나로서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참 좋다. 해야 될 것들이 그렇게 채워지면 어떨까! 아이들이 돌아가고 난 다음의 그 자리에는 물음표도 느낌표도 모두 아이들과 함께 섞여 가버린다. 

* 이제 생명 유지의 꿈(?) 겨울방학이 코 앞이다. 아이들과 지내는 것은 줄겁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다. 지치기도 하고 힘이 나기도 하다. 단, 지치면 다시 힘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마음은 힘을 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으며, 다음날 온몸에 몸살 기운이 쫘악 퍼져 있다. 그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회복되지 않은 몸을 그러려니 하면서 보낼 수 있는 인내를 갖게 해준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오니, 나름 진화(?)를 했나 보다. 불만 꺼도 우와 하는 아이들과 함께 오늘도 거품불꽃과 촛불을 봐야 한다. 그속에 나의 작은 이야기가 녹아 있고, 아이들의 귀기울임이 오손도손...

* 단축수업이 시작되고 겨울방학을 앞두고 있다. 6학년을 여러 번 해서 그런지 최대한 수업을 들어가 주는 것이 좋다. 6학년 담임 선생들이 이맘 때 즈음에 갖게 되는 교과시간은 다른 어떤 때 보다 좋은 시간이다. 마지막까지 아이들과 해야 될 신경전(?)으로 이렇게라도 교과를 통해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명유지(?)를 위한 겨울방학이 곧 조오기에 있기 때문이다. 하하하... 올 한 해도 고생했다!

* 그림같은 수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아이들이 조용히만 있으면 수업은 일찍 끝났다. 그런데, 수업을 하면서 관련된 질문들이 쏟아지면 수업을 흥미롭게 진행된다. 게다가 열심히 듣기라도 한다면야~~ 우와~~ 한다. 그러기 위해서 수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던져주어야 한다. 그럼, 아이들은 미끼를 무는 물고기들처럼 덥썩덥썩 물고, 그것은 내게 교사로서 짜릿함을 갖게 한다. 오늘 그런 수업을 했다. 하하하~~~

* 실험이라는 것은 논리적 모습을 제거하는 좋은 활동이다. 생각으로는 이렇게 되고 될 것이라는 논리가 성립해도 실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실험을 통해 그 논리를 무너뜨리고 다시 논리를 세운다. 그런데 실험에서도 실패를 한다. 아이들은 그런 실패에 거부감을 갖는다. 그래서 수업을 하다 보면, 의도적인 실패와 함께 오류를 전달해 본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런가 보다 한다. 그것을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를 하고, 이야기를 하고, 때로는 야단(?)을 치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그 순간의 눈빛을 오래도록 가지 않는다. 자투리 시간이 남아서 갖게 되는 Q&A 시간이 오히려 더 활발한 '수업' 아니 배우는 활동을 한다고 느낄 때도 많다. 오늘은 좀더 즐거워 지기를, 나도 아이들도......

* 생각해 보니, 아이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렴"이라 인사를 하지 않았다. 올해가 가는 것을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는 잊어버린 모양이다. 시간 가는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도 말이다. 교과실 안에서도 알았는데, 거참 희한하게도 왜 아이들과 있을 때는 몰랐을까? 오늘부터라도 새해 인사를 해야 겠다. 내일이 겨울방학이다.

* 아이들에게 세상 누구도 속일 수 있지만, 자기 자신에게만은 속일 수 없다는 말을 했다. 나 또한 이것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내 자신을 속인다. 속이기 전에는 합리화를 한다. 한편으로는 그런 1년을 보냈다. 다양한 것들이 엉키고 설키면서 1년을 또 살았다. 좀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아이들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6학년 담임을 하다 보면, 바로 요맘쯤에 있는 교과수업이 얼마나 달콤하던지... 그래서 학기 중 보다는 졸업을 앞둔 요즘에는 꼬박꼬박 수업을 하려고 한다. 그런 즐거움을 교사도 맞보고, 아이들과 나는 유치하지만 승부욕 강한 숟가락 빙고 농구에 빠져든다.